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식용유를 유화에 쓸 수 있냐는 것입니다. 미술용 기름과 가격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기름마다 가격의 차이는 있지만 1/3~1/10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대답은 '쓸 수 없습니다"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식용유라고 하면 보통 콩기름을 생각하거든요. 콩기름은 유화에 못 써요. 올리브유나 참기름도 못 씁니다. 그러나 모든 식용 기름을 유화에 쓸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식용유는 유화에 쓸 수 있습니다.
마트 기름코너에 가보면 기름의 종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콩기름, 올리브유,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등 다양하게 있어요. 그 많은 종류의 기름 중에서 유화에 쓸 수 있는 기름이 있어요.
어떤 기름을 유화에 쓸 수 있는지 알려면 유화에 사용할 수 있는 기름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그 기름이 그 기름이지 싶어도 모든 기름은 제각각 성질이 다릅니다. 아니면 그렇게 다양한 기름을 팔리가 없고 유화 기름도 여러 종류일 필요가 없잖아요.
유화에서 쓰는 기름은 두가지로 나눕니다. 접착제와 희석제. 희석제는 테레핀, 화이트 스피릿, 페트롤 등으로 휘발성이 강한 기름입니다. 물감을 녹이고 묽게 만들고 빠르게 건조되죠. 이건 테레핀 이외엔 석유계 기름들이에요. 애초에 식용이 없습니다.
다른 기름은 접착제 성질을 가진 기름입니다. 기름이 마르면서 안료를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유화용 기름은 건성유를 사용합니다. 건성유는 공기중에 산소와 결합하면서 고체가 되는 기름이에요.
건성유인 기름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중에서 미술용으로 쓰는 건 린시드오일, 월넛오일, 썬플라워오일, 새플라워오일, 뽀삐오일 정도입니다. 아이러니하게 여기 적어놓은 기름은 전부 식용 버전이 있습니다. 아마씨유, 호두씨유, 해바라기씨유, 홍화씨유, 양귀비유라고 하면 좀 익숙하실 거에요.
식용 기름과 미술용 기름은 뭐가 다를까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없습니다. 둘 다 냉압착 기름도 있고 추출 정제 기름도 있습니다. 식용유는 식품용 기준에 맞춰 제작됐다는 이유 밖에 없습니다.
그럼 식품용 건성유를 유화에 사용해도 되나요?
됩니다. 하지만 잘 확인해야합니다. 안 될 수도 있거든요.
식용 건성유의 문제는 식용이라는 겁니다. 앞서 말했듯 건성유는 산소를 흡수해 고체가 되는 기름이라는 점입니다. 당장 고체가 되진 않는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걸죽해 집니다. 식용은 시간이 지날 수록 변해서 샀을 때와 달라진다면 '상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굳지 말라고 첨가제를 넣기도 합니다. 첨가제가 들어 있다면 굳어야 하는 기름이 굳지 않아 유화가 마르지 않고 심하면 곰팡이가 피기도 해요. 참, 첨거제라고 해도 보통은 비타민E를 넣는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식용 기름을 유화에 사용하려면 아마씨유, 호두씨유, 홍화씨유, 해바라기씨유, 양귀비유 중에서 첨가제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음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야지 유화에 사용할 수 있어요.
아직 그리는 중이지만 유화에 사용할 수 있는 식용유라면 이렇게 잘 말라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테스트해본 다음에 사용하세요.
추가
왜 미술용 기름보다 식용유가 더 저렴할까?
식용 기름은 먹을 수 있는 기준으로 생산돼 더 비쌀 것 같은데 실제론 미술용보다 쌉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기름 종류에 따라 1/3~1/10 정도의 가격이에요. 첨가제가 들어 있는지 테스트해보고 써야한다는 불편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죠.
이렇게 가격 격차가 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생산량이에요. 식용기름은 한번에 엄청난 양을 생산합니다. 미술용 기름의 생산량은 많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규모의 경제에 의해 가격 차이가 발생해 깐깐한 식품 기준으로 만든 식용유가 더 저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약
식용유 중에서 첨가제를 안 넣은 아마씨유, 해바라기씨유, 호두씨유, 홍화씨유, 양귀비유는 유화에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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