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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재료와 리뷰/디지털 재료

아는 사람은 대단함을 알아보는 인쇄물

by 사탕고양 2017. 8. 26.

어제 어쩌다 방에서 굴러다니는 프린트 한 장을 보게 됐습니다. 북아트페어 가서 받은 샘플이었어요. 다시금 보니 이 프린트는 아는 사람이 보면 엄청난 물건이란 걸 알 수 것이었어요.

 


잘 모르겠죠?

이건 사실 단순히 기본 색을 조합해서 여러 색을 만들어 내는 인쇄 방법인 CMYK로 프린트 된 물건이 아니라 저기 색 하나하나가 별도의 크로 찍은 인쇄물입니다. 22색의 잉크로 찍어낸 인쇄물입니다. 물론 샘플이라 가능한 것이겠지요.


CMYK를 4도 인쇄라고도 부릅니다. 4개의 프린트 판을 사용하기 때문이죠. CMYK는 사이언, 마젠타, 옐로, 블랙의 약자로 이 네 가지 색만 있다면 이론적으로 모든 색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색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어요.  CMYK로 모든 색을 다 표현할 수 있다면서 왜 색을 별도로 추가할까요? 

그것은 색을 섞어 만들면 채도와 명도가 떨어져 선명한 색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에요. 하지만 인쇄는 색상 하나가 추가할 때마다 돈이 더 들어가는 물건이다 보니 문제에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칼라 인쇄는 흑백인쇄 비용의 4배라 생각하면 됩니다. 인쇄판이 4개니까요. 그럼 다시 저 프린터로 가볼까요? 22도 인쇄라고 했죠? 4도 인쇄의 5.5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비용도 5.5배일까요? 그런 건 아니에요. 이 인쇄물은 리소프린트를 사용했기에 이런 다양한 별색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리소인쇄를 들은 건  전시할 때 쯤이니 몇 달 안됐네요. 그림벨트 그룹원인 선경씨가 리소인쇄로 뽑은 그림을 보여줬을 때 처음 들었어요. 이름을 잊고 있다가 이 샘플을 보고 기억이 나 조사를 해봤습니다. 


리소 인쇄는 방식의 이름이 아니고 회사 이름이었어요. 리소 화학 주식회사에서 만든 디지털 복사기나 프린터로 찍은 것을 말했습니다. 이 특별한 프린터는 인쇄나 대량 복사시에 종래의 프린터나 복사기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출력할 수 있어요. 


실크스크린 인쇄를 자동화한 방식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실크스크린은 천에 인쇄되지 않을 부분은 막으로 막혀 있고 인쇄될 부분은 구멍이 나 있어 이 구멍으로 잉크가 통과해 인쇄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동영상을 보여드릴게요.


인쇄판을 만드는 것부터 인쇄하는 것까지 손으로 조작하게 되는데 리소프린트는 이걸 자동화해서 사용합니다. 물론 실크스크린과 완전히 같진 않아요. 

리소프린트의 원리는 스캔된 원본을 바탕으로 작은 열점으로 마스터시트에 구멍을 냅니다. 이 시트는 드럼 주위를 감싸게 되고 드럼이 고속으로 회전하며 프린트합니다. 시트가 만들어지면 분당 130페이지라는 고속 출력과 낮은 비용을 모두 달성할 수 있어요.


물론 장점도 있다면 단점도 있겠죠. 잉크 드럼 크기 때문인지 한 번에 인쇄되는 색이 두 색 정도에요. 다른 색으로 인쇄하려면 드럼을 바꾸거나 다른 색이 장착된 프린트에 인쇄된 종이를 넣어 합니다. 그래서 2색 이상 쓰면 2색마다 물감이 찍힌 부분이 조금씩 어긋나요.  2색이 찍히는 프린트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사용하고픈 색이 기계마다 하나씩 있다면 색을 추가할 때마다 어긋나 찍히겠죠. 리소인쇄가 된 그림을 보면 어긋난 부분이 잘 보여요.


파일을 만들 때도 복잡합니다. 색 하나마다 인쇄할 파일을 하나씩 만들어야 해요. 22도면? 22개의 파일이 필요하겠죠. 너무 진하게 인쇄하면 문제가 생기기에 최대로 진하게 할 수 있는 색의 75% 이하로 뽑는게 좋다고 하네요. 리소그래프 프린트들의 색이 좀 연한 이유가 있었네요. 

단점이 많기도 하고  소규모 기업에서 필요한 저비용 고속 프린터로 개발됐겠지만 예술가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냈죠. 자동화된 실크스크린 기계라 생각하면 되다보니 다른 용도를 금방 찾아냈지 싶습니다. 


1. 디지털 프린트이지만 별색을 쉽게 쓸 수 있다. 

2. 정밀도는 떨어져도 아날로그적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요즘은 리소그래프를 전문으로한 작가도 많이 있어요. 구글 이미지 링크를 걸어드릴테니 구경해보세요.

https://www.google.co.kr/search?q=risograph&source=lnms&tbm=isch&sa=X&ved=0ahUKEwiBkKSuvs7VAhWMjLwKHQDwBn8Q_AUICigB&biw=983&bih=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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