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먼트 라이너 혹은 밀리펜이라 부르는 그림용펜의 간단한 평입니다. 0.05mm, 0.1mm 등 일정한 굵기의 선을 그을 수 있다고 밀리펜. 한국에선 파인 플러스 펜이라고도 부릅니다만 그중에서도 안료와 셀락수지 잉크를 써서 변색이 되지 않고 마카와 물에 번지지 않아요.
원래 제도용으로 나왔으나 설계에 CAD를 사용하게 된 뒤로 이젠 미술 전용펜이 됐습니다. 정말 다양한 곳에서 나오는데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펜을 중심으로 간단한 평을 하겠습니다.
리뷰를 하려고 다 사모으긴 했지만 결국 제가 써야하므로 0.05mm를 중심으로 모았으며 0.05mm가 없는 펜은 그 중에서도 제일 가는 0.1mm를 선택했습니다. 밑에 사진은 각각의 펜을 그은 것인데 카메라와 모니터를 거치면서 색이 정확하진 않으니 참고만 하세요.
코픽 멀티라이너
- 마카하면 코픽이죠. 마카에 번지지 않는 선화 전용펜으로 나왔습니다. 1회용은 3천원 중반 대의 가격이며 리필이 가능한 알류미늄 바디의 코픽 멀티라이너SP는 그 두배 가격입니다. 만약 라이너를 한 달에 한 개 정도의 속도로 쓴다면 리필은 아주 좋은 선택이지만 그렇게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1회용 라이너를 사는 쪽을 추천합니다.
잉크의 흐름이 좋아서 빠른 긋기에도 그다지 나빠지진 않습니다만 비슷한 가격대 제품에 비해선 그다지 좋진 않습니다. 색은 노멀한 검은색인데 약간 흐려서 진한 회색으로 보입니다.
프리즈마 파인 라인 마카
- 프리즈마 색연필로 유명한 프리즈마 칼라에서 나온 라이너입니다. 검은색도 상당히 진하고 빠른 긋기에도 선이 괜찮게 나옵니다. 3천원 대의 가격입니다. 색을 잘 보면 아시겠지만 파란빛을 띠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더 진하게 보이는 착시도 일어나지만 약간 푸른빛은 취향을 탈 수도 있다고 봅니다. 프리즈마칼라는 미국회사인데 이 라이너는 일제입니다. 어디선가 OEM으로 생산되는 모양이에요.
신한 터치 라이너
- 신한에서 나온 피그먼트 라이너입니다. 이걸 국내가 아닌 외국 사이트에서 먼저 봤어요. 거기선 그닥 평이 좋진 않았습니다. 언듯보면 프리즈마랑 비슷해 보입니다. 뚜껑이 너무 쉽게 열려서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프리즈마랑 비슷한 모양이지만 얘는 약간 갈색을 띕니다. 색도 그렇게 진한 편이 아닙니다. 2천원 대 가격이라서 그다지 부담은 없는 편입니다만 뭐 그냥 그렇네요. 외국 평만큼 그렇게 나쁘진 않아보입니다.
에딩1880
- 에딩은 1800이랑 1880이 있는데 1800이 좀더 고급스럽긴 하지만 5천원 대의 가격, 0.1mm가 제일 가는 펜이라 아예 제외했습니다. 1회용 중에선 제일 비싼 가격이고 프리즈마보다는 흐리지만 색이 진한 편입니다. 선도 꽤 깔끔하게 나오지만 그을 때 닙이 흔들리는 느낌이 있고 또 긁히는 느낌이 별로입니다.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
- 2천원 중반 대의 가격이며 구하기 쉬운 라이너입니다. 가격도 좋고 흐름도 좋아서 많이들 쓰고는 있지만 라이너 중에서 색이 가장 흐립니다. 종이에 따라서는 더 흐리게 나올 때도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색이 강한 편이 아니라서 컬러와 함께할 때 덜 튀는 편입니다. 외국의 평에 의하면 시간이 갈수록 퇴색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단독으로 쓴다면 비추, 물감이나 마카와 함께 쓴다면 취향에 따라선 나쁘진 않은듯 합니다.
파버카스텔 아티스트펜, 에코피그먼트
- 아티스트펜은 그림용, 에코피그먼트는 밀리펜이란 컨셉으로 나온듯 하나 차이는 없습니다. 아티스트펜의 xs가 에코피그먼트의 0.1과 같은 굵기입니다. 0.1이 제일 가늘어요. 흐름도 좋은 편이고 색도 무난하고 진한 검은색입니다. 3천원 대 가격이에요. 0.1mm가 제일 가늘다는 것이 단점. 히구치 유코 씨가 이걸 쓰더군요. 라이너 많이 쓰던 사람의 이야기로는 팁이 약해서 잉크를 끝까지 못 쓴 일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한참 아티스트펜을 쓰다가 결국 코픽으로 바꿨네요.
로트링 티키 그래픽
- 피그먼트 라이너 중에서 유일한 생잉크입니다. 그래서 색도 진하고 흐름이 가장 좋아서 빠르게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좋습니다. 단지 잉크 흐름이 너무 좋다보니 다른 라이너보다 상당히 굵게 나오며 종이에 따라서는 번지기도 합니다. 마르는 속도도 느려서 문지르지 않게 조심해야해요. 3천원 대 가격입니다. 취향을 상당히 탈듯 합니다.
아트라인펜
- 서구 회사인 줄 알았으나 일본회사더군요. 스템프로 시작한 문구회사입니다. 2천원 후반대의 가격이에요. 색은 에딩 정도고 흐름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뒤에 뚜껑 끼우는 부분이 얇아서 뚜껑이 쉽게 빠집니다. 못 끼운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쉽게 구할 수 있는 피그먼트 라이너 중에 하나입니다.
사쿠라 피그마 마이크론
- 천원 대의 가장 싼 라이너입니다. 구하기도 쉬운 편이라 일반 문구점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어요. 뚜껑에는 005라고 적혀 있고 옆에는 0.2mm라고 적혀 있어서 가는 것이 없는 것인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타 브랜드 0.05랑 굵기 차이가 안 납니다. 0.2mm는 뭐의 굵기인지 모르겠네요.
색이 프리즈마 만큼이나 진하지만 프리즈마처럼 푸른빛을 띠진 않습니다. 흐름이 그다지 좋진 않지만 싸니까 용서가 됩니다. 좋지 않다고 해도 나쁜 건 아니에요. 빨리만 안 그으면 되니까요. 펜 디자인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정도야 다른 장점이 커버할 수 있습니다.
지그 망가카
- 캘리그라피 펜으로 유명한 쿠레타케에서 나온 피그먼트 라이너입니다. 얘도 천원대입니다. 색은 무난한 검은색이고 좀 흐린 편이긴 합니다만 그렇게 연한 건 아니에요. 흐름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사쿠라 보다 100~200원 정도 비싸긴 한데 펜이 약간 더 예쁘죠. 코픽 말고 0.03이 나와서 아주 가는 선을 원하면 괜찮은 선택이지만 아직은 구하기 어렵습니다.
총평
-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고 싼 건 싼 이유가 있습니다. 각각의 장 단점이 있어서 뭐가 가장 좋다곤 이야기를 못 하겠네요. 그래도 뽑는다면 프리즈마와 사쿠라를 뽑겠습니다. 둘 다 진하고 선명하고 구하기도 쉬운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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