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수채화 시작을 위한 추천 준비물
[붓]
- 수채화의 기본이죠. 고급 수채화 붓은 붓 중에서 가장 가격이 비쌉니다. 콜린스키 족제비 털로 만든 붓은 하나 가격이 최고급 수채물감 한 세트 가격과 비슷한데 소모품이라 몇 달만 쓰면 새로 사야합니다. 장난 아니죠. 그래도 수채화는 붓이 중요하니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것을 추천합니다.
붓의 크기는 브랜드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1호는 붓 지름이 1.8mm정도 되고 4호는 3mm 그 뒤로 한 호수가 올라갈 수록 1mm씩 커집니다. 큰 그림을 그릴 수록 붓도 커야해요.
A4사이즈에 그림을 그린다면 6호, 10호 정도면 되고
8절지 크기라면 8호, 14호.
4절, 2절 크기를 그릴 때는 14호 20호 정도는 써야해요.
전 그림이 작아서 보통 8호를 씁니다.
취미로 그린다면 2, 8, 12호 정도만 있어도 충분해요.
물에 적셨을 때 붓 끝이 뾰족하게 잘 모이는 것이 좋은 붓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수채화 붓이 있지만 일반적인 라운드형 붓이면 충분합니다. 덜어내기 기법 때문에 붓은 최소 두 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고급붓
아까 말한 콜린스키 붓이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붓들은 너무 비싸서 이제 시작하는 사람에겐 무리죠. 하지만 물과 물감을 많이 머금기 때문에 선명하고 진하게 칠이 가능합니다. 최고 품질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좋은 붓을 쓰고 싶다면 다음을 추천합니다.
화홍 600 - 콜린스키라고 하는데 가격을 보니 일반 족제비털로 추정됩니다. 8호가 1만원 쯤 합니다. 좀 싼 콜린스키 털인듯 한데 아직도 이것 이상의 가성비의 붓을 보질 못했습니다. 외산 붓이라면 콜린스키보다 약간 낮은 급인 담비털도 얘보단 비싸거든요.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에요.
중급붓
동물 털과 합성 털의 혼합입니다. 물 머금는 능력이 적당하고 탄성이 좋아요. 처음이라면 이 중에서 고르시면 됩니다.
바바라 300R - 천연모와 합성모 혼합입니다. 바바라는 전부 혼합모 붓이에요. 탄성과 물을 머금는 능력이 좋습니다. 10호가 1만원 쯤 합니다. 일제라 괜히 비싼 느낌.
화홍 700R - 얘도 혼합모, 아마도 가장 많이 쓰는 붓이 아닐까 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 정도면 충분할 듯 합니다. 10호가 4천원 정도 해요.
화홍 782 - 700은 고탄성 붓이라 디자인이나 입시에서 많이 씁니다. 782는 많이 부드러워요. 이쪽이 취향이신 분도 있을 거에요. 나중에 담비나 콜린스키 쓰려면 782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루벤스 777S - 루벤스의 일반적 수채화 붓. 혼합모지만 화홍과 털색이 다릅니다. 털 구성이 다른 듯 합니다. 취향에 따라 루벤스를 선택하셔도 됩니다. 777이 있고 777S가 있는데 S는 손잡이가 짧아서 책상 위에서 그림을 그릴 때 편합니다.
워터브러시
저는 편하다는 이유로 워터브러시를 애용합니다. 카페에서 뒹굴뒹굴 하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원천이 바로 워터브러시죠. 밖에서 그리는 일이 많다면 워터브러시도 괜찮습니다. 100% 합성모라서 물감 머금는 능력이 떨어지는데 가격은 바바라 수준! 편하다는 것 이외엔 장점이 없어요. 그래도 편하기 때문에 짱.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데 쿠레타케가 붓 자체의 능력으론 가장 좋은 듯.
워터브러시라도 오래 쓰려면 물감을 닦을 땐 물에 씻는 것이 좋습니다. 티슈로 닦으면 털이 빨리 상하거든요. 소주컵 정도 크기만 있으면 되기에 확실히 편하긴 하죠.
아 주의점. 수채화 붓은 물로만 씻어야 합니다. 특히 천연모를 사용한 붓은 비누로 씻으면 안 되요.
[수채화북]
많은 사람들이 캔트지로 수채화를 그리는데 캔트지는 절대로 수채화용지가 아닙니다. 섬유가 짧아서 수채화로 붓질하면 섬유가 일어나고 안료를 흡수해서 색이 죽어요. 반드시 Watercolour 이라고 적혀 있는 수채화북을 사세요. 그리고 Acid free라 적혀 있고 300g/㎡ 근처인 것으로 고르세요.
스프링과 풀제본 한 블럭이 있는데 보통 스프링 보다 블럭이 쌉니다(아닌 경우도 있지만요). 블럭은 대신에 그림을 완성하면 뜯어내야지 다음 장을 쓸 수 있습니다. 100% 코튼지는 너무 비싸니까 일반용 수채화북을 사시면 되요. 전지를 사서 잘라 쓰는 것이 제일 싸지만 귀찮은 관계로 수채화북을 쓰세요.
파브리아노 워터칼라 - 280g/㎥ 두께에 가격도 적당합니다. 다양한 수채화 기법을 쓸 수 있습니다. 8절 크기에 9천원 정도 됩니다.
캔손 몽발 - 300g/㎥ 두께입니다. 1+1을 사는 걸 추천합니다. 1+1은 약간 하자 있는 걸 싸게 파는데 신경 쓰일만큼 하자있는 제품은 없어요. 대부분 글자가 박혀 있는 정도입니다. 작품용이라면 온전한 걸 사야겠지만 연습용이니까요.
캔손XL AQUARELLE - 이것도 300g/㎥. 몽발 1+1만 아니었다면 가성비 최고의 수채지입니다. A4 크기고 자르는 선이 있어서 (스프링 부분까지 포함해 A4크기라 자르면 A4보다 작아져요.) 잘라서 쓰기도 쉽습니다. 엠보싱이 가로선이라 얼룩이 좀 특이하게 남긴 합니다. 1+1같이 하자있는 것도 아니고요. 몽발이 약간 더 좋긴 하죠.
[물감]
좋은 것을 쓰면 좋겠지만 그만큼 비싸서 말입니다. 수채물감은 오일파스텔과 함께 가격에 따라 질이 확 차이가 나는 그림 도구라서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것을 써야합니다. 전문가용 수입 수채화 물감은 한 개 1만원 정도합니다. 한 번 사면 몇 년을 쓰기 때문에 좋은 걸 사는게 좋습니다. 10~14색이면 충분하지만 초보자는 아무래도 색이 많은 쪽이 좋겠죠.
튜브와 팬물감이 있는데 원래 튜브는 큰 그림을 그릴 때 쓸 때마다 짜서 쓰는 물감입니다만, 한국이나 일본에서 편하다고 미리 짜서 굳혀쓰고 있습니다. 원래 그런 용도는 팬물감을 쓰거든요. 팬물감은 국내에서 잘 팔지 않고 파는 것은 전부 전문가용이니 어쩔 수 없이 튜브를 추천합니다.
SWC - 신한에서 나온 물감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고요. 주의해야 할 것은 신한의 전문가용 물감이라고 적혀 있는 건 사지마세요. 불투명한 편이고 색이 선명하지 못해요. 신한을 사더라도 SWC라고 적혀 있는 것을 사세요. 24색에 5만원, 32색 7만원 정도 합니다.
미젤로 미션 골드 - 파레트로 유명한 미젤로에서 나온 물감입니다. 색이 진해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품질은 SWC보다 좋습니다. SWC보단 이쪽을 추천. 가격은 SWC보단 비쌉니다. 34색이 9만원 정도, 24색은 3만원 정도인데 양이 절반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추천하는 건 36색 파레트 포함 버전입니다. 물감 양이 적지만 5만 5천원 정도면 사요.
하지만 좋은게 좋기도 하고 여유가 있으면 좋은 거 쓰세요. 가장 추천하는 건 윈저앤뉴튼 아티스트입니다. 요즘 24색 팬물감 세트가 직구로 싸게 풀리고 있어서 9~11만원이면 삽니다.
[파레트]
한국에서는 튜브 물감을 미리 짜서 굳혀 쓰죠. 다양한 파레트가 있지만 뭐 추천은 한가지 뿐.
미젤로 퓨전 파레트 - 미젤로에서도 여러 파레트가 나오지면 퓨전을 추천하는 이유는 물감 짜 넣는 부분이 한 면에만 있어서입니다. 양쪽에 있으면 쓰기는 편하지만 쓰고 덮었다가 난리나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그래서 미젤로 퓨전.
하지만 위에서 말한 미젤로 미션 골드 36색 세트를 사면 파레트가 들어 있죠.
물감 풀고 섞는 건 파레트보다는 도자기가 훨씬 좋습니다. 다이소에 가시면 3천원짜리 백자 접시가 있는데 그거 사셔서 혼색 전용으로 쓰시면 좋아요.
[물통]
수채화에서 물통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살 필요 없습니다. 그냥 페트병 잘라 쓰세요. 중요한 것은 물통은 꼭 두 개라야합니다. 하나는 붓 씻는 용, 하나는 물 조절용 용. 물통을 두 개 쓰지 않으면 더러운 물 때문에 색이 죽어요. 붓 씻는 통은 2ℓ짜리 생수통 자른 것을 쓰고 물 조절용 통은 1.5ℓ 음료수 통을 잘라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수채화용으로 쓰는 물은 역삼투압 정수기 물을 쓰던가 수돗물을 하루 이상 뒤서 염소를 날리거나 끓인 후 식은 물을 쓰세요. 수돗물을 그대로 쓰면 수돗물에 포함된 염소 때문에 탈색됩니다.
[필기도구]
연필 - HB나 H를 쓰세요. 학원이나 학교에선 4B로 스케치하라고 하는데 B 연필로 스케치하고 물감을 칠하면 흑연이 번져서 그림이 탁해집니다. 특수한 효과를 쓸게 아니라면 H를 쓰세요. 전 스테들러 2H 씁니다.
지우개 - 떡 지우개(제품명)를 사시면 됩니다. 펜텔이나 스테들러의 샤프 지우개는 상당히 편해요. 중요한 건 지우개가 부드러워야 합니다. 단단한 지우개는 종이를 손상시켜서 금물.
[수건이나 키친타올]
수채화는 물 조절이 중요하므로 수건이나 키친타올을 반드시 준비합니다. 두루마리 휴지는 물에 녹아서 불가능. 물감을 닦아내거나 너무 많이 바른 물을 흡수해야할 때가 있으므로 키친타올 쪽이 좋아요.
[마스킹 테이프]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다용도로 쓸 수 있어 좋습니다. 종이에 붙이면 그 부분에 물감이 스며들지 않습니다. 마스킹 테이프를 쓰면 칼도 필수. 테이프를 여러 모양으로 잘라 내는데 사용합니다.
가격이 적당하고 품질이 좋은 추천 물품만 모았습니다.
붓 - 화홍 782
스케치북 - 파브리아노 워터칼라, 캔슨 몽발 1+1
물감 - 미젤로 미션 골드 36색 파레트 세트
물통 - 페트병 자른 것 두 개
키친타올
연필 이나 샤프 - HB나 2H
부드러운 지우개